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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을 때마다 새삼 떠오른는 얼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중 3때 다니던 학교에서 중도 탈락하고 몇 개월동안 방황과 배회를 거듭하다가 어느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BBS에 첫발을 내디뎠던 성일이의 얼굴이 자꾸 어른거려 어떤 자괴감마저 든다.

대개 문제청소년들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과잉포즈를 취한다든가 괜히 큰소리로 자기존재를 주위에 알리는 식이지만 이 녀석은 생김새도 곱상했고 목소리마저 조용조용한 샌님스타일이었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제법 「큰죄?」를 저질렀는데도 죄값을 치른다며 담담하게 화장실 청소며 라면 찌꺼기 정리에 화분 물주기 등을 도맡아 하면서 나름대로 「속죄」하는 태도를 보일때마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워낙 공부에는 기초도 없고 흥미도 잃은 지 오래라, 다시 시작한다는 걸 고통스러워하길래 학과공부는 차차 하기로 하고 우선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었더니 컴퓨터오락이라고 작은소리로 말하던 기억이 새롭다.

오냐, 공부가 무슨 대수냐, 너하고 싶은 것 해라 하고 컴퓨터실에서 실컷 오락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더니, 그것도 두어달 지나자 싫증이 나는지 시들해지고 그 다음은 무얼하고 싶냐 했더니, 뜻밖에도 중학교 기초반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지 않은가. 그래, 공부는 본인의 의지가 서야만 가능한 것이니 이제부터 진정으로 이 녀석이 공부에 취미를 붙이겠군하며 안도한 지 서너달쯤 되었을 때, 불길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엣날에 같이 방황하던 친구들이 성일이를 찾아 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결석으로 이어졌다.

마음잡은 지 1년도 되지않아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는 성일이의 현실 앞에 도무지 대처할 마땅한 방법이 그 당시로서는 없었다. 성일이를 찾아 오던 친구들을 불러놓고 타이르고 설득했지만 공허한 헛수고였다.

벌써 6년전의 일이다. 성일이도 이젠 20대 초반의 청년이 되었을 텐데......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교육은 선생이 가르치는게 아니라 학생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심어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성일이가 언제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나의 자괴감을 씻어줄지......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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