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de1
slide2
slide3
slide4

1985년 가을, 20대 초반의 꿈 많았던 처녀는 원치 않았던 애기를 낳고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해 정신 착란증 환자가 되고 만다. 산모는 정신병원으로 가고 갓난 애는 외할머니 손으로 길러져 이렇게 갈라진 두 모녀의 엇갈림은 다시는 만나지 못해 엄마에 대한 어떠한 기억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친어머니는 병세 호전으로 새길을 찾아야만 했고 새길을 찾는데 걸림돌이 되는 6살 애는 외가에서 목사댁으로 입양되었다. 그런데 양부인 목사는 놀랍게도 인간이 아니었다. 입양된 이후 10년동안 몹쓸짓에 길들여졌던 그 애가 중학 2학년 때 비로소 자기가 남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인간에 대한 모멸감으로 치를 떨었다. 양부를 고소하고 학교도 전학하여 새로운 생활을 꿈꾸었지만 모든게 꼬이고 헷갈리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결국 「중 3 자퇴?」로 학업을 접고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가 지쳐서 보따리를 푼 곳이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어느 쉼터였다.

 

쉼터에서 며칠 「쉬는」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며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그래도 공부가 하고 싶다였다. 그래서 BBS학교를 찾은 소녀의 첫인상은 의외로 씩씩했다. 지난 18년을 주섬주섬 털어놓으면서 간간이 울먹일 때도 있었지만 비교적 담담하게 과거는 과거일뿐 오늘을 건강하게 내일을 당당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 때는 가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열여덟 나이에 망가진 부분도 있겠지만 세상을 헤쳐나갈 값비싼 대가를 치른 걸 자신의 자산이라 여기며 꿋꿋이 살도록 격려하면서도 왠지 어른들이 부끄럽게만 여겨졌다.

 

해마다 5월이면 청소년의 달이라 하여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놀이와 잔치판이 벌어진다. 티없이 자라 마음껏 웃고 떠드는 이 싱그러운 잔치판에 끼어들지도 못한채 한숨짓고 눈물 흘리는 청소년들 역시 우리들 자식이고 내일의 주인공들이다. 이 소외되고 상처받은 청소년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치유되는 청소년들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계속 다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청소년들에게 가치관의 혼란을 초래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끝없이 반복되고 더 깊고 험하게 전개되는 것 같다. 매년 6만 명의 청소년들이 중·고등학교 재학중 탈락하지만 이들을 위한 대책은 여전히 미미하다. 지금도 수십만명의 청소년들이 헤매고 있으나 이들을 보듬어 안을 사회적인 준비가 전혀 안 된 속에서 청소년의 달 행사는 또 열리고 있다.

 

18세 소녀의 이 기막힌 사연은 결코 특이한 일이 아니라 보편적인 오늘의 현상이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물질적으로 흐르면서 숱한 부작용을 낳고 있지만 적어도 청소년들에게 인간의 참길을 가르치는 노력을 국가적으로 얼마나 하고 있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푸른 5월의 하늘 아래, 하늘 쳐다본지 오래된 청소년들이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현실이 서글프다.

 

2011.12.0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기부금 사업계획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8 0
22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회의록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21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정관(2017.11.17)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20 <한청 에세이>저는 부적응 학생이 아닙니다.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19 <한청 에세이>성일이의 흔적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8 <한청 에세이>아름다운 보답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7 <한청 에세이>명희야, 힘내라.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 <한청 에세이>어느 18세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5 <한청 에세이>은화의 두통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4 <한청 에세이>청소년들은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3 <한청 에세이>괴짜를 위하여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2 <한청 에세이>청소년들은 무얼 먹고 사는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1 <한청 에세이>산만함이 주는 아름다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0 <한청 에세이>다르다는 것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9 <한청 에세이>커피같은 청소년 홍차같은 청소년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8 <한청 에세이>영재 한 명이 1만 명을...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7 <한청 에세이>차별받는 청소년들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6 2017년 하반기 사원총회 소집통지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1
5 법인 위탁교육기관 지정협약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0
4 기부금 사업계획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3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