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de1
slide2
slide3
slide4

주영이가 수학시간에 선생님께 당당하게 손을 들며 요구(?)한다.

"선생님, 저는 수학을 원래 싫어하고 그래서 수준도 바닥입니다. 그러니 이번 시간에 컴퓨터실에서 혼자 애니메이션 공부하면 안 될까요?"

이런 녀석들에게 익숙해진 선생님은, "수학은 생각의 질서를 바로잡아주는 과목이니 가능한 수학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주영이도 선생님의 말씀을 예상했다는 듯, "저의 적성은 수학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입니다."라며 좀처럼 굽히지 않고 더욱 당당해진다.

선생님은 밝은 미소와 눈빛으로 승낙을 표하자 주영이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하며 컴퓨터실로 씩씩하게 향한다.

조금 있으니 지연이가 또 손을 들며 일단 미소작전으로 나온다.

어젯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느라 꼬박 새우고 나니 머리가 띵해서 숫자가 자꾸 꼬여 집중이 안되니, 열린교실에서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싶다며 허락을 구한다.

이런식으로 몇 명이 교실에서 빠져 나가고 나니 수학시간은 둘러앉아 그룹학습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니 더욱 밀도있는 수업이 되고 주영이와 지연이도 각자 허락받은 교실에서 자기가 선택하여 하고픈 공부를 할 수 있다.

 

일반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는 불가능한 낯선 풍경이겠지만 대안학교인 양정중학교에서는 매일 매교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눈에 익은 모습이다.

규격화되고 서열화되고 획일화되어 선택의 여지없이 묻혀가는 교육 현실에서 흔히 일걸어지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도 이렇게 점차 학교 적응학생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학생 스스로에게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학습의 선택권을 주면서부터 일어나는 작은 변화이다.

의지력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잠시도 바른 자세로 앉아 있지 못하던 아이들이 자기가 선택한 프로그램을 할 때는 두어 시간 동안 집중하여 열심히 하는 걸 보며 작은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학습 흥미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찾아야 생명력을 가지는데 오늘날 교육 현실은 학습 흥미를 가지도록 기다려주지 않고 성적을 향해 바쁘게 내몰고 있으니 매년 6만 명이나 되는 청소년들이 교실을 뛰쳐나오고 교문을 박차고 나온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대안학교가 분명 하나의 대안임에는 틀림없지만 많은 상처를 안고 온 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올곧게 치유하기에는 솔직히 역부족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목표점에 근접해 가듯 올해의 미진한 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사례별로 정리하여 각 대안학교가 공유하면서 적합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간다면 학기를 거듭할 수록 좋은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확신한다.

교실은 산만해 보이고 학교는 질서 없어 보여도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며 나름대로의 새로운 질서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자치력을 인내심으로 기다려주는 선생님들이 정말 고맙고 위대해 보인다.

 

2010.10.1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기부금 사업계획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8 0
22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회의록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21 <공지>사단법인 한국청소년교육원 정관(2017.11.17)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20 <한청 에세이>저는 부적응 학생이 아닙니다.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19 <한청 에세이>성일이의 흔적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8 <한청 에세이>아름다운 보답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7 <한청 에세이>명희야, 힘내라.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6 <한청 에세이>어느 18세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5 <한청 에세이>은화의 두통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4 <한청 에세이>청소년들은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3 <한청 에세이>괴짜를 위하여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2 <한청 에세이>청소년들은 무얼 먹고 사는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 <한청 에세이>산만함이 주는 아름다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10 <한청 에세이>다르다는 것은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9 <한청 에세이>커피같은 청소년 홍차같은 청소년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8 <한청 에세이>영재 한 명이 1만 명을...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0
7 <한청 에세이>차별받는 청소년들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23 1
6 2017년 하반기 사원총회 소집통지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1
5 법인 위탁교육기관 지정협약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0
4 기부금 사업계획서 file 한국청소년교육원 2017.11.09 3
Login